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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보려는 독자가 우리 나라에 몇 분이나 계실지 모르겠다. 기타 잇키라는 이름이 우선 일반인에게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것이니 아무도 이 책을 찾으려 할 것 같지는 않다. 나같은 불운한 독자는 이 출판사의 문제적 인간 시리즈를 믿고 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생겨났다. 로베스피에르, 히틀러, 스탈린, 트로츠키, 장칭, 괴벨스, 네차예프 등 역사의 격동기를 주도했던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보는 노정은 나로 하여금 삶의 지혜와 인생의 비밀을 조금씩 깨닫게 해준 게기가 돼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기타 잇키 편에 이르러 대단한 실망을 넘어서 분노의 폭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우선 책이 도를 넘어선 정도로 재미 없다. 이 작가의 글쓰기는 절대 따라해서는 안 될 반면교사다. 사료를 꼼꼼히 조사한 성실함은 존중해야겠지만, 자기가 조사한 사실을 작품에서 차지하는연관성 및 중요도에 관계없이 무지막지하게 갖다 쓰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1,2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인데 솔직히 200쪽 정도로 줄여도 무방하지 않겠다 싶을 정도로 너무 주변 인물과 당시 시대상을 끝도 없이 늘어놓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정도는 그냥 눈감아준다 하여도, 기타 잇키의 소위 순정사회주의니 일본개조법안대강이니 하는 사상이 이른바 군국주의, 파시즘, 사회주의, 국가주의 등 온갖 위험한 전체주의적 이념을 짜깁기한, 성마른 사람을 위한 분노 폭발 유도 사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시대나 사회는 썩어있다. 썩었다는 것은 빈부격차, 정치인의 위선을 말한다. 이런 사회는 계몽되던지 개혁되던지 하는 것이 정의다. 기타 잇키는 썩은 일본의 개혁을 주장한다. 그런데 그 방법(쿠데타)은 논외로 치더라도 개혁의 목적이, 일본인의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기타 잇키가 태어나 살았던 시기가 제국주의 시대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백인 제국주의 국가에 의해 온 아시아 국가가 다 먹히게 될 것이므로 아시아만이라도 일본이 먹어 백인 제국주의에 맞선황인종 제국주의 국가를견고히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도 사상이라고 할수 있나? 기시 노부스케라는 놈이 있다. 독재자 박정희가 평생의 스승으로 삼고 존경하고 닮으려한 사람이다. 기시 노부스케는 제국주의 일본에서 식민지 개척과 보존을 위해충성을 다한 사람이며 2차대전 패전 후 총리를 하면서 일본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다. 이 기시 노부스케라는 인간이 기타 잇키를 자기와 똑같은 꿈을 꾸는 천재 사상가로 존경해마지 않았다. 내가 보기에 기타 잇키라는 인간은 쿠데타 실패로 사형당하는 바람에 다행히 히틀러가 되지 않음으로써 인류에 죄를 짓지 않은 행운아에 지나지 않는다. 나이를 더 먹고 읽은 책 두께가 높아질수록 껍데기는 책처럼 생겼는데 내용은 쓰레기인 것들이 너무 많음을 알고 놀라는 일이 많다.내가 이런 쓰레기를 읽고나서도 보람을 느끼는 유일한 이유란, 다른 사람에게 경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타 잇키, 그는 불가능한 꿈을 꾼 진정한 혁명가였나
기타 잇키는 파시스트 혹은 사이비 혁명가로 불리며 대중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졌다. 1971년, 이 책의 저자인 마쓰모토 겐이치가 청년 기타 잇키 를 쓴다. 기타 잇키를 진정한 혁명가로 서술한 이 책은 단번에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기타 잇키에 관한 평전이다. 사회주의, 아나키즘, 민주주의, 국가주의, 천황주의, 자유주의, 개인주의, 낭만주의 이념의 시대인 20세기를 자신의 뚜렷한 주관으로 헤쳐나간 기타 잇키.
일본의 사상사가 마쓰모토 겐이치가 30년에 걸쳐 200자 원고지 7천 장에 담아낸 이 책은 기타 잇키의 종전 모습을 완전히 지워버린다. 한때 그는 과격 천황 숭배자들의 우두머리이자 극우 파시스트로 오해받았다. 그러나 이 책은 천황숭배를 파괴하려고 했던 기타 잇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사회주의 사상을 체득하고 불교 수행을 일상에 녹아내며 기타 잇키는 천황제 숭배야말로 지배계급에 봉사하는 이데올로기라고 지적한다.
「국민 대 황실의 역사적 관찰」은 그가 「사도신문」에 연재한 칼럼이다. 천황을 중심으로 한 국가주의에 맞서 일본제국은 국민의 것이지, 천황의 소유물이 아니라고 과감히 주장했다. 그러나 칼럼 연재는 격렬한 반발에 직면했고, 국체론과 순정사회주의 마저 당초에 생각한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자 그는 중국으로 건너간다. 절친한 벗이자 혁명 동지인 쑹자오런을 잃은 뒤 중국에서의 꿈도 무너진다. 일본으로 다시 돌아온 기타 잇키는 1936년 2·26 쿠데타와 연관되어 헌병대에 체포된다. 천황이라는 카리스마와 대결함으로써 스스로 마왕이 되고자 했던 낭만적 정신은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저자인 마쓰모토 겐이치는 기타 잇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리며 이렇게 결론내렸다. 그는 좌와 우의 경계를 뛰어넘은 혁명가였다고. 기타 잇키는 과연 그의 주장대로 동양의 루소 였을까. 아니면 불가능한 꿈을 꾼 댓가로 자신의 죽음을 앞당긴 돈키호테였을까. 식상한 말이지만, 답은 독자의 몫이다.
옮긴이 해설_ 기타 잇키, 일본 사상계의 ‘마왕’ (정선태)
머리말_ 혁명적 낭만주의자의 초상
제1부 청년 기타 잇키 (1883∼1905)
제1장 의식의 심연
유배자들의 섬|섬을 깨운 자유 민권의 바람
기타 데루쓰구 출생|양조장집 장남
니치렌과 어머니|자유 민권 운동과 아버지
소년의 세계
제2장 이상과 현실
사도중학의 연설가|변혁의 이념과 만나다
퇴학과 입원|격절의 첫사랑|사회주의 조우
제3장 세계 창조의 징후
붓으로 출세하겠다. |대담한 논객
아버지의 죽음 |‘신성한 연애’ 논쟁
낭만적 세계 창조를 향한 사랑
제4장 ‘나의 제국’과 사회주의
천황의 국민 대 국민의 천황
불경 사건에 휘말리다|러일전쟁 찬반 논쟁
제국주의적 사회주의자|불경 사건의 재연
제5장 낭만적 혁명의 길
시인의 탄생|시를 쓰지 못하는 시인
섬을 떠나다|와세다에서 보낸 일 년
보론_ 기타 잇키와 사도 섬
제2부 국체론에 맞선 사상가 (1905∼1911)
제1장 중앙에 대한 도전
도쿄를 향하여|우에노 제국도서관의 독학자
동양의 루소 나타나다. |사상의 변혁을 위하여
순정사회주의의 입장 1|순정사회주의의 입장 2순정사회주의의 입장 3
제2장 국체론과 순정사회주의
마르크스적 사회주의|정신적 귀족주의자
사회주의의 윤리적 이상|철저한 개인주의자
진화론과 사회철학|국가주의와 세계 연방
여성론과 연애론|우주 목적론과 낭만적 유토피아
복고적 국체론 비판|혁명적 국체론
‘만세일계의 황통’은 없다|민주주의 혁명론
고토쿠 슈스이의 무정부주의 비판
혁명적 이상주의
제3장 혁명과 망명
한마디로 천재의 저작 |발매 금지와 압수
분노의 나날|분책 출판 좌절
혁명평론사의 동인|자살과 암살
중국 혁명으로 눈을 돌리다|중국동맹회 가입
혁명평론사 해체
제4장 중국 혁명을 향하여
쑹자오런과의 결합|혁명에서 소외된 귀머거리 혁명 자금을 부탁합니다.
실패한 자금 조달|일본사회당과 중국 혁명
간도 영유 문제|중국 밀항 실패
1910년의 대역 사건|대륙으로
제3부 중국으로 간 혁명가 (1911∼1921)
제1장 신해 혁명 속으로
1911년, 상하이|혁명 지휘자 쑹자오런
혁명 권력을 누가 잡을 것인가|상하이 봉기
잠 못 이루는 밤|점령 지역에서
우창으로 떠나다
제2장 혁명 동지 쑹자오런
쑹자오런과의 재회|위안스카이 등장
때늦은 혁명가|난징성 대학살|난징 탈출
제3장 난징 임시정부
‘동양적 공화정’|한양 패전|전략가 쑹자오런미야자키 도텐의 상하이 도착|권력 투쟁
위안스카이 대총통설
제4장 중화민국 탄생
쑨원 대총통 옹립|상하이 부두에 선 쑨원
쑨원 임시대총통 취임|중화민국 임시정부 수립
임시정부의 내분
제5장 청나라의 종말
위안스카이의 반격
암살이 혁명의 성패를 결정한다.
황제의 퇴위|위안스카이 대총통
혁명의 파워 게임|쑹자오런 암살
중국혁명외사
제6장 다시 일본으로
도쿄의 망명 생활|‘대중국 21개조’ 비판
다시 상하이로|사라진 중국 혁명의 꿈
일본 혁명의 강령, 일본개조법안대강
일본으로 돌아오다
제7장 일본개조법안대강
‘마왕’ 기타 잇키|천황을 이용하는 혁명
개조법안 의 국가 구상
테러리스트 아사히 헤이고
아사이 헤이고의 유서|죽음의 외침
유존샤의 해체
보론_ 국가 개조 운동-로소카이에서 유존샤까지
제4부 막후의 카리스마 (1921∼1935)
제1장 니시다 미쓰기, 최초의 숭배자
청년 장교 니시다 미쓰기
‘아름다운 죽음’을 바라며
혁명 사상가와 혁명 실행자
조선은 일본의 속국도, 식민지도 아니다.
박열?후미코의 ‘괴사진’ 사건
괴사건의 배후|몰려드는 숭배자들
제2장 카리스마의 광채
기타 잇키라는 카리스마
궁내성 괴문서 사건 1
궁내성 괴문서 사건 2|호화로운 사생활
주고 은행 괴문서 사건
소장 군인들의 국가 개조 운동
제3장 계시와 예언
나카노 세이고라는 벗
다나카 기이치 내각 타도
1928년 파리 부전조약
‘통수권 침해’라는 귀신 들린 말 1
‘통수권 침해’라는 귀신 들린 말 2
‘통수권 침해’라는 귀신 들린 말 3
신불의 예언 영고일기
제4장 국가 혁명의 길
이시하라 간지와 기타 잇키
발각된 쿠데타 음모, 10월 사건|혈맹단 사건
미일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 경고
미일전쟁을 피하는 방법
해군의 쿠데타, 5·15사건
제5장 2·26사건 전야
2·26사건의 주역들
개조법안 을 둘러싼 내부 대립
11월 20일 사관학교 사건
황도파와 통제파의 충돌
중·일 불화 중재 계획
제5부 기타 잇키 전설 (1935∼ )
제1장 2·26사건과 최후
구리하라 야스히데의 등장
육군 상층부 의중 탐색|궐기 전야 1
궐기 전야 2|눈 속의 2·26
혁명군이 아닌 정의군|기타 잇키 체포
궐기군에서 반란군으로
사이토 다카오의 ‘숙군에 관한 질문 연설’
사형 판결
도련님에게 투구를 빼앗겨서 진 싸움
사형 전야
아무도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치지 않았다
보론_ 기타 잇키의 아이들
제2장 기타 잇키의 긴 그림자
삶을 아름답게 그리려 한 예술가
사상에 목숨을 바치다|옥중 예언
기타 잇키 생존설|기타의 뼈를 먹은 사내
제3장 환상과 실상
민주 혁명의 전설|되살아나는 사회민주주의자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전후 신앙
기시 노부스케와 다케우치 요시미의 기타 잇키
박열은 왜 기타를 찾아갔을까?
제4장 혁명 전설
낭만적 혁명가의 모습|미시마 유키오의 전략
전후 민주헌법의 모순
좌우 고정관념 너머의 존재
글을 마치며
후기 / 기타 잇키 연보
주요 인물 / 찾아보기(인명?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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