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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을 허물다

시의 내용이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고 어른들을 위한 것이네요. 아이는 그림만 보고 내용은 재미없다고 하는데 어른인 저는 자연을 동경하는 그 마음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담장을 허물고 자연을 모두 나의 것으로 생각하는 우리 조상들의 생각을 시인도 표현한 듯 합니다. 공광규 시인님의 글을 이렇게 동화책으로 만드는 노력도 중요한것 같아요. 담장을 허물다. 공광규 글 김슬기 그림

시인과 평론가들이 뽑은 ‘최고의 시’가 그림책으로!자연과 우주를 끌어안은 광대한 상상력의 노래!‘내 것’이 더욱 소중해지는 자본주의 시대에서 집을 구분하는 담은 점점 높아졌습니다. 집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대문 대신 가로로 걸쳐 놓던, 길고 굵직한 나무 기둥은 이제 찾아보기가 어렵지요. 자연과 이웃과 멀어진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요?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생태적 삶을 꿈꾸며, 진솔한 삶의 체험 속에서 수많은 시를 일구어 온 공광규 시인의 대표 시 [담장을 허물다]가 그림책으로 다시 피어났습니다. 고향에 돌아와 기울어진 담과 삐걱거리는 대문을 떼어내니 눈앞의 온 세상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텃밭 수백 평이, 백 살 된 느티나무가, 풍년초 꽃이 하얗게 덮인 과수원과 연못, 연못에 담긴 연꽃과 구름과 해와 별까지 모두 내 것이 되지요. 담장을 허물고 나서 오히려 더 큰 자연을 정원으로 갖게 된 셈입니다.‘담장 허물기’라는 상징적 행위를 통한 성찰로, 시인은 내 것만을 소중히 여기는 배타적 소유욕을 시원하게 뒤집습니다. 옹졸한 소유욕에서 벗어나니 자연과 우주를 끌어안는 통 큰 우주적 자아로 거듭나지요. 깊고 그윽한 색채의 아름다운 판화 그림이 그 과정을 시원하게 펼쳐냅니다. 비우고 나눔으로써 삶은 더욱 따뜻해지고 풍요로워집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평범하지만 지극한 그 이치를 깨달으며 세상과 자연과 소통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소유의 경계를 허물고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게 될 겁니다. 노루와 멧돼지 친구가 번갈아 찾아오고, 구름·해·달·별·은하수가 흐르는 아름다운 나만의 정원을 모두 갖길 바랍니다.